"한 번이라도 아보카도를 버려본 적이 있으신가요?"
미국에서는 소비되는 아보카도의 1/3만이 미국에서 생산됩니다. 원래 95% 이상이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었지만 북미 자유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서 대부분이 멕시코산으로 대체되었죠. 'The NewYork Times'에 따르면 나머지는 90% 이상이 멕시코에서 재배되고 나머지 10퍼센트는 칠레와 페루,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비타민 와 미네랄을 가지고 채식주의자들에게 열렬히 사랑받고 있는 슈퍼 푸드 아보카도는 어두운 현실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넷플릭스의 <Rotten>이라는 다큐는 아보카도 생산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아보카도가 상상 이상의 물을 흡수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단 하나의 아보카도를 기르는데 13 갤론, 즉 492리터 정도 이상의 물이 필요한데요, 단 하나의 아보카도가 492리터를 머금고 있다니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 양이죠. 보통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들, 예를 들어 대량 생산을 위해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전기가 쓰이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완벽하고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만들기 위해 쓰이지 않는 멀쩡한 재료들이 버려지고, 수억 개의 플라스틱이 지구 곳곳에 버려지는 등... 굉장히 씁쓸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실에 무뎌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가 들고 있는 이 단 하나의 아보카도가 490리터 이상의 물을 머금고 있다는 사실은 머리를 한대 세게 맞은 듯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만약 당신이 1개의 아보카도를 버린다면, 한 번에 490리터를 헛되게 버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기 때문이죠.
평균적으로 미국인들은 1분당 8리터의 물을 씁니다만, 하나의 아보카도를 버리게 된다면 한 시간 동안 물을 틀어놓고 누구도 샤워하지 않는 무모한 낭비와 같은 것입니다. 만약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 생각해보세요, 누군가 물을 한시간 동안 틀어놓는 것과 같은 물 낭비하는 걸 본다면 정말 속이 타고 화가 날 것 같지 않나요? 저는 심지어 속으로 육두문자를 외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된 여러분들은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아보카도는 물 낭비 수준이 아니라, 모든 물을 써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멕시코, 칠레 등 아보카도 주생산지에서는 마을이 마실 물을 끌어올 수 없을 만큼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매일 50리터의 오염된 물을 지급받아 쓸 수 받게 없고 이것은 곧 지역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가져옵니다. 소작농들은 다른 식물을 재배할 수도, 가축을 사육할 수 없기에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멕시코의 붕괴한 마약 범죄조직들은 아보카도 농장주의 돈을 수탈하고 협박하는 파생 범죄가 생기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재배에 항의하거나 시위하는 사람들은 직장까지 잃는 사태를 겪게 됩니다.
영국에 사는 사람들은 환경을 위해 과일을 사지 않는 다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음식들이 어디서 오는지 어떤 재배 환경에서 생산되는지 최소한의 인지를 하고 있어야 진정 지구와 상생하면서 사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The Guardian>지에서는 미국 마켓에서 팔리고 있는 아보카도의 생산국은 'deforestation', 즉 삼림 벌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아보카도 사업은 높은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소나무를 없애고 아보카도 나무를 심겠다는 것이죠. 멕시코는 아보카도 사업 하나로 연간 25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이 수익은 날로 늘어만 가는데 이 꿀 같은 사업을 포기할리가 있을까요?
아보카도가 다소 비싼 과일이었던 이유가 작은 크기에 비해 많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진짜 이유는 많은 양의 물을 가져와야 하는 수로 시설이 필요하고 삼림 벌채에 대한 대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보카도가 생산되지 않는 지역에 사는 우리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아보카도 소비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반드시 필요하며 소비를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저는 단번에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의 아보카도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말입니다. 물론 어쩌다가 주변의 베풂으로 아보카도를 먹게 되는 기회가 생긴다면 아보카도의 재배 배경을 잘 알기에 누구보다 감사하게 먹겠지만, 제가 직접 구입하면서까지 수요를 늘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아보카도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은 당장의 구입 중지는 어려울지라도 전보다 양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아보카도는 정말 완벽한 열매입니다. 우리가 이 열매를 오래오래 먹으려면 양을 조절하여 아보카도 재배 때문에 누구도 피해 보지 않는 환경이 마련되어있을 때 가능할 것 같습니다.
'life & ear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쓰레기 봉투, 잘 쓰고 있는 걸까? (0) | 2020.07.12 |
---|---|
<ARTIFISHAL> 파타고니아 제작 다큐멘터리 영화 (0) | 2020.07.06 |
LA 친환경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 <Reformation> (0) | 2020.06.03 |
Cage-free 에 사는 그 암탉들은 자유로울까? (0) | 2020.05.05 |
목초사육, 'Grass-fed'를 우리가 알아야하는 이유 (1) | 2020.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