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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xhibition

Rodin Museum, PA 로댕 뮤지엄 필라델피아 미술 여행 part.2

Rodin Museum, PA  로댕 뮤지엄

  로댕 뮤지엄은,  내가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뛸 정도로 가장 애정 하는 뮤지엄이다.

 

 

로댕 뮤지엄 전경

 

  1929년 필라델피아에 세워진 로댕 뮤지엄은 프랑스 건축가 Paul Cret 와 조경가 Jacques Gréber가 디자인한 프랑스식 가든과 건축양상으로 세워졌다. 이 설립자는 사업자이가 자선가였던 Jules E. Mastbaum가 그의 고향 필라델피아에 이 뮤지엄을 선물로 기증하였는데, 매년 39만 명의 방문자가 올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는 법*

 

 

 

 

*Philadelphia musrum of art에서 나와서 가로수길을 20분정도 걷다 보면 Rodin museum(로댕 뮤지엄)에 도착하게 된다.

 

사진과 같이 표지판도 잘 나와있으니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필라델피아 뮤지엄이 로댕 뮤지엄 또한 관리하고 있어서 당일의 필라델피아 뮤지엄 티켓으로 무료 입장할 수 있다. 만약 티켓이 없다면 건물 내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따로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뮤지엄의 가든은 퍼블릭에게 상시 오픈되어있다.

 

 

*가든과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 와이파이가 있으니 필요시 참고하도록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야외 조각상들을 만날 수 있다.

 

 

Auguste Rodin  어거스트 로댕

 

  그는 프랑스 사람이며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을 아우르며 전통적인 방식에 영감을 받으면서도 그 당시 이상적인 형태에 반기를 들며 수많은 작품을 남긴 예술가다. 그는 예술은 자연에 진실되고 솔직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고 그런 그의 태도는 모델이나 재료에 반영되었다. 로댕은 전통적인 재료인 점토, 왁스, 청동 그리고 대리석을 이용하여 작업을 많이 하였다.

 

  비록 형편이 넉넉지 않아 파리의 명성 있는 학교 École des Beaux-Arts에 다니지 않았지만 그는 공방에서 수년간의 경험으로 장인급의 실력을 쌓았다. 그는 스스로 자신은 '장인으로 시작하여 비로소 예술가가 되었다고, 그리고 그것만이 유일한  좋은 방법이었다'라고 말한다. 명성 있는 예술가로 인정받기 시작한 이후로 많은 어시스턴트들의 도움을 받으며 큰 규모의 작품을 만들고, 그러한 생산 방식은 그가 새로운 작품을 상상하며 실행에 옮기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artist'라는 단어의 어원이 창의력의 원천이 천재적인 구상이 아니라 끊임없는 실수와 실패를 통해 길러진 '감'과 '촉'이라고 한단다. 내 머릿속에 있던 artist의 진짜 의미가 흩어져갈 때, 로댕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남긴 이 말이 순간 나를 번뜩이게 했다. 로댕이 어원 그대로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우리가 예술을 배우는 이유,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예술가들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배우는 이유는 그들의 노고가 고통스러운 노동에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되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그 숭고한 과정은 여전히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현재의 우리는 그 작품을 응시하게 되고 몇 번이고 되찾아보면서 여러 감정을 느끼고 무한한 영감을 얻기도 하는 것 같다.

 

 

 

 

 지옥의 문 

 

 

 

(좌) 생각하는 사람 (우) 세 그림자들

 <생각하는 사람>은 초등학교 미술 교과서에서부터 본 기억이 난다. 그때 처음 로댕을 알게 되었는데 프랑스에서나 볼 수 있으려나 했던 이 조각상이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보게 될 줄이야...

 

  이 조각상을 설명하려면 로댕의 <지옥의 문>부터 알아야 한다. 중세 이탈리아 시인 단테는 <신곡>이라는 책을 지었는데, 이 책은 지옥에서 시작해 마침내 낙원을 지나 하느님을 마주하는 영적인 여정을 담았다. 그리고 로댕의 <지옥의 문>은 그 책의 서막을 알린다. 지옥으로 향하는 인간의 번뇌, 고통 그리고 죽음을 맞이 하는 인간이 펼쳐져 있다.

 

  특히 문 위 중간에 보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한 인간이 있는데 그 모델을 단독으로 큰 사이즈로 다시 조각한 것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수평적인 위치에서 이 조각상을 보면 상체가 하체보다 비율적으로 큰 점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의도적인 형태로써, 사람들이 아래에서 위로 지옥의 문을 올려다볼 때 가지게 되는 시각적 오차를 고려한 것이다.  상체의 비중을 더 크게 두면 시선을 아래로 쏟으며 번뇌하는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The three shades, 세 망령들>, 이 조각상 또한 <지옥의 문> 맨 꼭 때기에 올라서 있는 영혼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사실 이 작품에 재밌는 사실이 있는데, 바로 세 조각상이 모두 같은 것이며 단지 위치를 바꾸어서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로댕이 이탈리아를 여행 갔다가 미켈란젤로에게 큰 영감을 받고 그의 작품에 반영을 시켰다. 아래로 떨어지는 머리의 각도가 꽤 과장되었으며 목과 어깨의 형태가 거의 수평선에 가깝다는 등의 해부학적 왜곡이 그러하다.

 

 

 

 

 

Mask of the man with the broken nose (코뼈가 부러진 남자)

 

  이 조각상은 한 남성의 두상에 불과하겠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외로워 보인다. 언뜻 봐도 깊게 파인 주름과 언짢은 표정... 분명 편안한 상태는 아닌 듯하다. 어떤 사연이 있길래 조각상으로도 만들었을까?

 

 

  사실 이 두상에게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이 모델의 이름은 Bibi,  로댕의 작업실의 허드렛일을 하는 노인이었다. 이 남자의 코는 온전하였지만 작업 도중 흙으로 제작된 코가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고, 로댕은 이에 개의치 않고 부러진 코 그대로 작품을 살롱전에 출품하기까지 한다. 코가 부러지고 주름진 얼굴에 난 털은 헝클어졌으며  얼굴도 비대칭이다.. 어느 것도 맘 편해 보이는 게 없는 이 얼굴은 그 시대성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시기는 1864년, 적나라한 표현을 금기시하는 보수적인 사회 속에서, 이런 불편한 모습의 두상을 썩 좋아할 리 없다.

 

 

  그런데 로댕이 누구인가, 자고로 예술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솔직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사나이 아닌가. 여러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급기야 이 코 부러진 노인의 두상을 시리즈로 만든다. 지성이 감천이라고, 결국 살롱전에 입선하게 되고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된다.

 

 

 

 

Kiss

 

마지막으로 꼭 소개하고 싶은 작품, 입맞춤.

 

입맞춤으로 세계 모든 이에게 가장 사랑받는 페인팅이 구스타브의 <The Kiss>라면, 조각상으로는 로댕의 <Kiss> 이리라. 사진으로만 보아도 조각상이라고 하기 무색할 만큼 그들의 키스는 정말 살아있는 듯 사실적이며, 감정까지도 전달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조각상의 포인트는, 바로 저 남녀는 입이 닿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연 없는 조각상이 어딨으랴.

사실 저 둘은 부적절한 관계로서 죄악을 저지르는 순간을 표현한, <지옥의 문>의 일부가 될 뻔 한 작품이었으나,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답기에 어울리지 않아 따로 떼어낸 작품이다.

 

 

 

 

 

 

 

The Dorrance H. Hamilton Garden

 

로댕 뮤지엄의 꽃, 이곳의 아름다운 정원이다. 누군가 나에게 필라델피아 여행 중 어느 곳이 제일 기억에 남느냐 묻는다면, 두 말할 것 없는 이 정원이다. 

 

 

 

아담한 정원 안을 가득히 채우는 꽃과 커다란 수목들은 이 공간을 살아 숨 쉬게 했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자 이들이 내는 향기가 내 몸을 가득 채웠다. 그때 깊이 들이킨 숨의 신선함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 곳에서 차분히 앉아 눈 앞에 보이는 것을 눈에 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켜는 것만으로도 좋은 에너지가 가득 찰 것이다.

누구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고 혼자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채우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이 곳을 방문하길 주저 없이 추천한다.

 

 

 

+필라델피아 로댕 뮤지엄 웹사이트+

http://www.rodinmuseum.org

 

Rodin Museum

 

www.rodinmuseum.org